이탈리아 돌로미티 서쪽 알페 디 시우시 인근의 골프장 Golf St.Vigil Seis 직접 방문 후기로 코스 구성과 주변 시설, 예약 팁까지 상세히 소개합니다.
돌로미티의 숨겨진 보석, 알페 디 시우시 골프장
이탈리아 북부의 돌로미티 산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특히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는 유럽에서 가장 넓은 고산 목초지로 유명한데 그 서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시우시(Siusi allo Sciliar) 근처에는 숨겨진 명소처럼 아름다운 골프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Golf St.Vigil Seis입니다. 이 골프장은 해발 약 850m에서 1000m에 이르는 고도에 위치해 있어 골프를 치는 동안 끝없이 펼쳐지는 돌로미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골프장과는 차원이 다른 경치를 자랑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설계 덕분에 플레이하는 내내 마치 한 편의 풍경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아침 이른 시간에 햇살이 산맥에 비치는 모습은 정말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여행 중 이 골프장을 찾게 된 건 우연이었지만 오히려 이곳이 이번 이탈리아 일정 중 가장 인상 깊은 장소가 되었습니다.
코스 설계와 난이도,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만족
Golf St.Vigil Seis는 총 18홀, 파 70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약 5440m로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 곳곳에 숨어 있는 전략적 요소들 덕분에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특히 페어웨이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곡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티샷의 방향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 홀부터 숲과 언덕 사이를 가로지르는 구조로 되어 있어 초반부터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 또한 티박스와 그린 사이의 고저차가 꽤 커서 클럽 선택이 더욱 신중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홀은 15번 홀이었는데 돌로미티 절벽을 배경으로 한 내리막 파3홀로 공이 하늘을 가르는 그 순간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초보자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중급자나 상급자에게는 전략적 재미를 주는 코스 구성 덕분에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골프장이었습니다.
클럽하우스와 주변 시설, 작지만 따뜻한 서비스
이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대형 리조트 스타일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내부에는 프로샵과 라운지,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현지식 점심 메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파스타와 와인을 곁들인 점심 식사는 플레이 후 피로를 잊게 해줄 정도로 훌륭했죠. 연습장은 드라이빙 레인지와 퍼팅 그린이 준비되어 있으며 라운딩 전 가볍게 몸을 풀기에 충분한 환경입니다. 클럽 렌탈도 가능했는데 다양한 브랜드 중 상태 좋은 클럽을 고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직원들의 응대가 친절해서 처음 방문한 골퍼라도 전혀 불편함 없이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영국 배우같은 직원분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었습니다. 로커룸이나 샤워 시설은 작지만 깔끔했고 전반적으로 이탈리아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와 함께 ‘현지의 삶’ 속에 스며든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골프 여행 계획 시 추천하는 이유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흔히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처럼 대도시 중심의 관광을 계획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자연과 어우러진 골프장은 이탈리아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Golf St.Vigil Seis는 접근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볼차노(Bozen)에서 차로 약 30~40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도로 사정도 좋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하면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날 가르다호수에서 출발해서 1시 티업을 했고 예약없이 가서 바로 칠 수 있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날씨가 쾌적하여 라운딩하기 좋은 조건이며 여행 일정 중 하루쯤은 도시를 벗어나 돌로미티의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골프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주변에는 등산로와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골프 외에도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숙박은 골프장 근처 시우시 마을에 아담한 호텔들이 많습니다. 만약 1박 이상 머물며 여유 있게 돌로미티의 여러군데를 즐기고 싶으시면 오르티세이 마을로 30분 정도 이동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자연 속 쉼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이 골프장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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