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골프여행 중 에스테포나에서 가까운 타리파 항구에서 배를 타고 모로코를 갈 수 있었습니다. 모로코 탕헤르까지 배로 이동 시 꼭 알아야 할 입국심사 절차와 멀미 대처법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배에서 진행되는 예상보다 정신없던 입국심사
스페인 남부 타리파 항구에서 모로코 탕헤르까지 배로 이동하는 여정은 매우 짧지만 그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것은 바로 "입국심사가 배 안에서 진행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배에 타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저도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배가 떠난 직후부터 모로코 입국심사를 배 안에서 미리 받아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입국심사서를 작성하고 입국심사관으로부터 여권에 도장과 서명을 받아야 탕헤르에 도착해서 별도의 심사 없이 바로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줄 서는 게 싫어서 제일 마지막에 심사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하게 흘러가더군요. 특히 제가 직업란에 'Officer'라고 썼더니 심사관이 저를 경찰로 오해하고 "Are you a police officer?"라고 물어보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짧은 머리 때문인지 너무 많은 말을 주고받게 되더라고요. 혹시라도 이 루트를 이용하실 분들은 배에 오르자마자 입국심사 줄을 서지 마시고 편안히 앉아있다가 마지막에 입국심사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멀미 약은 필수
타리파에서 탕헤르로 가는 배편은 비교적 짧지만 지브롤터 해협은 파도가 거세기로 유명한 구간이었습니다. 저 역시 여행 전에 멀미약을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자동차에 두고 와서 챙기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타리파에서 탕헤르로 넘어갈 때는 바다가 잔잔해서 무사히 이동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돌아오는 배였는데, 아프리카에서 스페인으로 다시 넘어오는 구간은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높아 배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그때는 정말 다시는 배를 타고 싶지 않을 정도였죠. 배 안의 직원들이 미리 비닐봉투를 막 나눠주기 시작했고 그들은 이런일이 일상인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비닐봉투를 받아들고 오바이트를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멀미로 인해 고생했습니다. 만약 이 노선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멀미약을 챙겨오시고 탑승 1시간전에는 미리 복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처럼 차 안에 두고 오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멀미에 약한 체질이시라면 창가 자리보다 배 중간 좌석을 선택하시고 승선 전에는 공복 상태인 것이 좋습니다.
신용카드가 안되는 여객터미널 앞 카페들
탕헤르에 도착하자마자 맞닥뜨린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결제 문제였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모든 곳에서 카드 사용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탕헤르에 입국했지만 문제는 신용카드가 통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노점이 아닌 건물에 있는 가게들인데도 현금만 된다고 하더라구요. 현지 환전을 하지 않고 입국한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카페를 갔는데 카드사용이 되지 않아 당황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지갑에 10유로 정도 현금이 있었고 환전해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탕헤르 역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택시를 타고 올 수 있었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해 점심을 먹을 수 있었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필수입니다. 탕헤르는 매력적인 도시지만 유럽과는 결제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이처럼 스페인에서 모로코 탕헤르로의 배 여행은 단순한 교통 이동이 아닌 여러 가지 변수와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고 이 노선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페인 남부에 골프여행 중이시면 가까운 아프리카 모로코 탕헤르 여행에 도전해 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