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저는 두바이에서 특별한 골프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두바이에 있는 'Emirates Golf Club'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지도 모릅니다. 이 골프장은 두바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골프 대회가 열리는 명문 골프장으로 유명합니다. 로리 맥길로이가 이곳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전 세계 골퍼들에게 한번쯤은 라운딩해보고 싶은 코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 중 야간 골프를 선택했으며 조명이 밝혀진 골프장과 주변의 고층 빌딩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라운드에 참여하며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이 글에서 상세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숙소에서 20분인 골프장
제가 묵었던 숙소는 두바이의 상징인 부르즈 칼리파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중심지에 머무는 것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이동의 편리함과 관광 동선을 고려했을 때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Emirates Golf Club은 숙소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정도 떨어져 있었으며 도로 사정이 좋은 두바이에서는 이 정도 거리면 상당히 가까운 편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골프장이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있는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두바이 메트로와 매우 근접해 있어, 차량 없이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위치였습니다. 도심 속 골프장이라는 특성상 주변이 빌딩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야경이 매우 아름다워 도시 여행과 골프를 동시에 즐기고자 하시는 분들께 적합한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야간 라운딩 분위기와 특징
제가 플레이한 시간은 해가 진 이후의 야간 라운드였습니다. Emirates Golf Club의 조명 시스템은 매우 밝고 균일하게 설계되어 있어 어두운 밤임에도 시야 확보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조명 아래에서 펼쳐지는 푸른 잔디와 빌딩의 조명이 어우러진 풍경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도심 속 골프장이라는 점이 실제로 피부에 와닿았으며 티샷을 날릴 때마다 뒤편으로 펼쳐지는 고층 건물들이 색다른 배경이 되어주는 경험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야간임에도 잔디 상태와 조명 퀄리티가 뛰어났으며 골프장 내 다른 이용객들도 조용하고 질서 있게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어 쾌적한 환경 속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드레스코드 위반을 바람막이로 해결
이 골프장은 드레스코드가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일반적인 퍼블릭 골프장과 달리 ‘칼라가 있는 골프웨어’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입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당시 저는 평소에 즐겨 입던 칼라 없는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었고 골프장 측에서 입장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추울 것을 대비해 챙겨 간 바람막이 자켓이 목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이었고 겉으로 보기엔 골프웨어와 유사한 형태였기 때문에 현장에서 입장 허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드레스코드를 맞추지 못할 경우 현장에서 대여는 불가능하며 골프숍에서 정식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중동 지역의 골프장은 드레스코드에 있어서 특히 보수적이라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 구성과 비용 및 전반적인 소감
당일 플레이는 현지에 거주 중인 러시아 출신의 여성 한 분과 이탈리아에서 여행 온 두 분과 함께 4인 조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낯선 이들과의 조인 라운드는 다소 긴장될 수 있지만 골프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Emirates Golf Club에서는 캐디 없이 플레이하며 모두 카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린피와 카트비를 포함한 총 비용은 한화로 약 30만원 정도였지만 두바이라는 도시와 골프장의 명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도심 속 야간 골프라는 독특한 경험과 수준 높은 시설, 세계적 명소에서의 플레이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골프를 즐기시는 분들께 꼭 한번은 경험해보시길 권하고 싶은 코스입니다.